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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풍요로운 조진주의 바이올린, 찬란하게 빛났다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최수열의 지휘로 무대에 오른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서곡 없이 코른골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시작했다. 협연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1악장 도입부부터 적극적인 조진주의 비브라토가 돋보였다. 하프의 선율과 잘 어울리는 음색이었다. 조진주는 몸을 크게 쓰며 영화 음악가이기도 한 코른골트 작품에서 할리우드의 낭만성을 무대 앞에 불러왔다.점착력이 강한 조진주의 음색은 진득하게 악구에 붙어 연결됐다. 알 수 없는 신비감, 풍요로움, 밤의 색채가 무대 위에서 손에 잡힐 듯 어른댔다. 조진주는 디테일을 섬세하고 예민하게 처리했다. 최수열의 손짓과 몸짓에 이끌리는 반주도 기민하게 따라붙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고음이 폐부를 찌르듯 들어왔다. 피날레에서는 누구보다 힘찬 보잉으로 기분 좋은 폭발을 이뤄냈다.2악장에서 하프와 어우러지는 조진주의 바이올린은 왠지 모를 위안으로 다가왔다. 금빛으로 빛나는 찬란한 순간이었다. 3악장에서 조진주 바이올린은 선이 두꺼웠고, 오케스트라와 당당히 맞서며 끊임없는 자발성으로 곡의 생명력을 불러일으켰다. 준비를 잘 해온 협연자와 함께한 코른골트 협주곡은 이날 연주회에서 단연 돋보였다.휴식 시간 후 존 윌리엄스의 ‘올림픽 팡파르와 주제’를 연주했다. TV 중계로 본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개막식에서 울려 퍼진 선율이라 잊히지 않는다. 유명한 도입부에서 금관악기끼리의 화성이 조금 성기기는 했지만 따스함이 바람같이 밀려드는 총주가 이어졌다. 곡이 잠잠해지기 전 금관의 실수가 계속 여운으로 남았다. 스네어드럼과 큰북, 현악과 더불어 금관악기들은 1984년의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2024.07.11
신비롭고 풍요로운 조진주의 바이올린, 찬란하게 빛났다

좌충우돌 '돈 키호테'의 모험을 완벽하게 들려준 첼리스트 심준호

세르반테스가 1605년 출판한 소설 <돈 키호테>만큼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작품도 드물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키호테’는 청각의 영역만으로 시각적 효과를 동반한 그 어떤 작품보다도 입체적이며 풍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이다.지난 2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6월 정기연주회에서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극치와 절정의 황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월간 ‘아르떼’ 매거진 창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300명 이상의 정기구독자가 참석했다.‘돈 키호테’ 서주에서의 소란스러움은 에피타이저였다. 세 번째 변주에서 돈 키호테와 산초의 대화가 무르익으면서 오케스트라가 자아내는 극적인 분위기는 일품이었다. 국내 오케스트라에서 보기 드문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강한 저음 연주를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다만 프레이징의 묘미를 좀 더 살리면서 각 장면을 충분히 음미했다면 더 극적인 효과를 불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 일원에게 저마다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강하게 요구하는데 클라리넷, 트럼펫, 호른, 팀파니 수석의 활약은 내내 인상적이었다.이날 공연에서 가장 두드러진 수훈갑을 꼽으라면 돈 키호테로 분한 첼리스트 심준호였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압도하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일성부터 굳건한 보잉으로 모험을 떠나는 비장한 무드를 완벽하게 조성했다. 저음현을 이끄는 장면에선 격렬한 연주로 전장에 나선 결연함을 보이며 섬세한 프레이징의 묘미로 비르투오시티를 마구 뿜어냈다. ‘산초 판자’로 분한 비올리스트 김상진의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연주는

2024.06.26
좌충우돌 '돈 키호테'의 모험을 완벽하게 들려준 첼리스트 심준호

좌충우돌 '돈 키호테'를 완벽하게 그려낸 첼리스트 심준호

세르반테스가 1605년에 출판한 소설 <돈 키호테> 만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던 작품도 드물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키호테’는 청각의 영역만으로 시각적 효과를 동반한 그 어떤 작품보다도 입체적이며 풍부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걸작이다. 지난 2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6월 정기연주회에서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극치과 절정의 황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월간 <아르떼> 매거진의 창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300명 이상의 정기구독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아르떼필의 ‘돈 키호테’에서 서주의 떠들썩하면서 혼란스러운 소란스러움은 에피타이저였다. 세번째 변주에서 돈 키호테와 산초의 대화가 무르익으면서 오케스트라가 자아내는 극적인 분위기의 고양은 일품이었다. 첼리스트의 격렬한 연주가 리드하며, 국내 오케스트라로서는 보기 드물게 강력한 첼로와 더블 베이스의 저음 연주를 만끽할 수 있던 장면은 콘서트 고어로서 흐뭇했다. 다만 프레이징의 묘미를 좀더 살리면서 장면 장면을 좀더 음미하며 리드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았다.  작품은 치밀한 앙상블만이 열 수 있는 관현악의 비경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일원에게 저마다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클라리넷, 트럼펫, 호른, 팀파니 수석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연주회의 가장 두드러진 수훈갑을 꼽으라면 역시 ‘돈 키호테’로 분한 첼리스트 심준호다. 시종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든 연주였다. 좌충우돌하는 인물을 이렇게 격렬하게 그려낸 연주는 떠오르지

2024.06.26
좌충우돌 '돈 키호테'를 완벽하게 그려낸 첼리스트 심준호

한경아르떼필 선율에 日 '장미의 마을' 아이들이 외쳤다 "감사합니다"

5월의 후쿠야마는 짙은 장미 향기로 둘러싸인다. 장미가 후쿠야마의 상징이 된 사연은 2차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합군의 대공습으로 폐허를 경험한 시민들이 1956년 자신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1956년 1000그루의 장미를 심은 것이 모태가 되었다. 후쿠야마에 있는 유일한 콘서트홀 이름 또한 도시의 상징을 딴 ‘갈대와 장미 콘서트홀’이다. 25년 전 개관한 이 공연장의 음향은 우리나라의 롯데콘서트홀을 담당했던 이 도시 출신의 세계적인 음향설계사 도요타 야스히사가 담당했고 여전히 그의 감독 아래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는 물론 음악대학도 없는 이 도시에서 클래식 음악은 낯선 취미였고, 이 보석같은 어쿠스틱을 가진 콘서트홀에서는 한동안 엔카 경연 대회같은 확성기를 이용한 대중 공연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곳에 클래식 음악이라는 본연의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018년 후쿠야마 국제음악제가 개최되면서부터다. 매해 5월 국내외 주요 오케스트라와 아티스트들이 모여들어 밀도 높은 공연을 펼치지만, 올해는 특히 한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호스트 악단으로 초대하며 한일간의 문화교류에 특히 역점을 둔 모양새다. 아스펜 기획사의 시게타 회장은 올해 음악제의 기획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사진 설명] 일본 후쿠시마에서 5월 9~12일 개최되는 국제음악제의 포스터. 포스터의 상단에 "260년의 시간을 넘어 21세기 조선통신사가 지금 후쿠시마에"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후쿠시마 국제음악제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사진을 포스터의 가장 상단에 배치하고 지휘자 박영민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주하를 그 옆으로 소개했다. “조선 시대

2024.05.12
한경아르떼필 선율에 日 '장미의 마을' 아이들이 외쳤다 "감사합니다"

베르디 오페라·브람스 교향곡…日 '장미의 도시' 물들인 한경아르떼필

일본 후쿠야마에서 열리는 국제음악제에 한국의 대표적 민간 오케스트라인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참가해 자리를 빛내고 있다. 후쿠야마 국제음악제는 ‘장미의 도시’로 유명한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가 해마다 5월에 주최하는 행사다. 일본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에게 클래식 음악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2018년 시작했다. 후쿠야마 국제음악제 측은 포스터에서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사진을 앞세우며 환대했다.한경아르떼필은 이번 음악제에서 사전 행사와 함께 개막식과 폐막식 등을 포함해 모두 다섯 차례 무대에 오른다. 9일과 10일에는 ‘아이들을 위한 미래로 이어지는 콘서트’가 펼쳐졌다. 후쿠야마 시내 초등학생 5학년 전원을 초대해 3회에 걸쳐 생상스와 로시니, 비제 등의 노래를 들려줬다. 후쿠야마 예술문화홀 대공연장에서 지휘자 박영민은 20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한경아르떼필을 이끌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주하가 협연자로 나선다. 후쿠야마는 국제음악회를 통해 지역 내 초등학생들에게 해외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한경아르떼필은 11일 오프닝 갈라 콘서트로 음악제의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과 ‘봄의 소리 왈츠’,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가운데 ‘축배의 노래’를 들려준다. 12일 폐막 공연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브람스 교향곡 제2번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배리 더글러스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협연한다.최다은 기자

2024.05.10
베르디 오페라·브람스 교향곡…日 '장미의 도시' 물들인 한경아르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