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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경 "이야기 상상하며 듣는 교향시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일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의 교향시, 가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인 ‘돈 후안’과 ‘장미의 기사’ 모음곡, 구스타프 말러의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6곡으로 구성됐다.지휘봉은 여자경 현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잡는다. 말러 가곡의 성악 협연자로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함께한다.한경필의 이번 무대는 스타 협연자 중심의 클래식 공연과 달리 독일 후기 낭만주의라는 시대성과 교향시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에 집중한다. 교향시는 시적·회화적 내용을 음악으로 빚어낸 단악장 형식의 관현악곡이다.여자경 지휘자는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객 반응이 보장되는 협주곡 대신 오케스트라와 관객이 새로운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며 “교향시는 단지 연주를 듣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상상하며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첫 곡은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후안’. 1889년 초연 이후 슈트라우스를 독일 낭만주의 음악계 중심으로 끌어올린 성공작이다. 여 지휘자는 “돈 후안은 방탕한 인물을 넘어 이상적인 사랑을 찾아 방랑하는 이상주의자”라며 “슈트라우스는 그를 고독하고도 고집스러운 인물로 그려냈다”고 말했다. 단일 악장이지만 내면의 긴장과 갈망, 좌절이 응축된 극적 서사로 구성돼 있다.‘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슈트라우스가 1911년 발표한 동명의 오페라를 바탕으로 한 오케스트라 편곡이다. 이 곡은 오스트리아 합스부

2025.06.18
여자경 "이야기 상상하며 듣는 교향시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빈의 정서, 말러의 진심’…한경arte필하모닉이 전하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한경arte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일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의 교향시, 가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대표 교향시인 '돈 후안'과 '장미의 기사' 모음곡, 그리고 구스타프 말러의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6곡으로 구성됐다.지휘봉은 여자경 현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잡는다. 말러 가곡의 성악 협연자로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함께한다.한경필의 이번 무대는 스타 협연자 중심의 클래식 공연과 달리, 독일 후기 낭만주의라는 시대성과 교향시라는 장르가 지닌 매력에 집중한다. 특히 교향시의 매력을 경험하기에 최적의 프로그램. 대중적인 교향시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과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함께 들을 수 있는 자리다.교향시는 시적·회화적 내용을 음악으로 빚어낸 단악장 형식의 관현악곡이다. '피아노의 신'으로 불리는 리스트가 창시했고, 텍스트에 음악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생명력을 더한다. 이야기를 음악으로 듣는듯한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각 악기가 마치 인물인듯 이야기 속 장면을 상상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오페라가 너무 길고 어렵다고 느낀다면, 교향시로도 짧은 오페라를 본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여자경 지휘자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객 반응이 보장되는 협주곡 대신, 오케스트라와 관객이 새로운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며 “교향시는 단지 연주를 듣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상상하며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돈 후안 – 방탕아 아닌 이상주의자슈트라우스의 교향시 &#

2025.06.18
‘빈의 정서, 말러의 진심’…한경arte필하모닉이 전하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초여름 밤 광화문 광장에 울려퍼진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1일 저녁 7시 30분 광화문 광장. 수 개월간 집회, 시위, 선거운동의 소음으로 가득찼던 이곳에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가 울려퍼졌다. 서울시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혜진)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앞 중앙계단에서 준비한 야외 오페라가 시작되면서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이 공연은 137명의 시민들이 무대에 함께 올라 '한국형 광장 오페라'의 가능성을 검증한 현장이었다. 서울의 이야기 담은 오페라세종문화회관에 상주하고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은 전용 오페라극장이 없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극장이 없어도 공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광화문 중앙계단은 임시 무대였지만, 그 위에서 피어난 오페라의 공동체적 힘은 강력했다.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 박 단장은 "서울시민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인 마술피리는 본래 ‘징슈필(Singspiel)’ 형식이다. 독일어 노래와 함께 배우들이 연극처럼 대사를 주고받는 독특한 오페라 장르다. 이번 공연은 그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어 대사와 독일어 노래를 병기한 형식으로 서울식 해석을 시도했다. 대사 속에는 ‘세종대왕’, ‘이순신’, ‘아리수’와 같은 서울의 상징물이 다수 등장했다. 외국 작품에 단순 번역을 덧붙이는 것을 넘어서, 오페라 안에 ‘서울’을 입히려는 시도가 돋보였다.시민이 주인공이 된 오페라이번 무대의 중심엔 137명의 시민합창단이 있었다. 전직 승무원, 시니어합창단, 서울시 여성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모두 독일어 가사를 외워 무

2025.06.02
초여름 밤 광화문 광장에 울려퍼진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소리와 빛으로 쌓아올린 클래식 우주

음악은 무엇을 말할까? 음악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주로 감정, 기분, 느낌 등을 말하곤 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음악이 감성을 전달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이뿐만은 아니다. 슈만은 진정성을 담아 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바그너는 거대한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자 했다. 한슬리크는 이에 반하여 형식과 구조에 음악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설파했다.이들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모두 공존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음악일수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복합적인 감흥을 전달한다. 지난 2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5월 정기공연에서 지중배 지휘자와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연주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로부터 만든 '오페라의 유령' 관현악 모음곡(앤드류 코티 편곡)과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은 이러한 이유로 사랑받는 작품들이다.웨버의 '오페라의 유령' 관현악 모음곡은 원작 뮤지컬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오르간의 거대한 반음계로 시작하여 좌중을 집중시켰다. 뮤지컬의 순서에 따라 주요 음악들을 연결한 메들리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유명한 멜로디가 들릴 때면 그 장면의 감정과 극적 이야기가 연상되었다. 그런 만큼 무대에 없는 가수의 노래를 상상으로 더하며 능동적 감상을 경험했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음악적으로도 금관의 찬란한 음색과 섬세한 하모니, 그리고 심장을 울리는 타악기의 리듬 등으로 각 곡의 뉘앙스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전체의 흐름을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뮤지컬을 알지 못하는 감상자라도 음악에 따라 이야기를 만드는 상상의 드라마 작가로의 확장을 경험했을 것이

2025.05.30
소리와 빛으로 쌓아올린 클래식 우주

제강공장이 공연장으로…콘크리트 무대 위에 핀 '광란의 아리아'

철 냄새가 스며든 콘크리트 벽 너머로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이 펼쳐졌다. 철골 구조물 사이로 관객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자 차가운 인상을 풍기는 공간은 어느새 음악의 성지로 바뀌었다.5월의 부산. 바람은 아직 서늘했지만 무대 위에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 추위를 느낄 틈조차 없을 만큼 도니체티의 작품 속 선율은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기계가 멈춘 산업 공간 위에 인간의 목소리가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지난 23일과 24일 부산 수영구 F1963 키스와이어센터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사진)는 공간의 역사성과 예술의 힘이 만난 특별한 무대였다. 세아그룹의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이사장 박의숙)과 고려제강 산하 문화재단1963(이사장 위미라)이 공동 제작한 이번 공연은 두 철강기업의 메세나 행보가 낳은 결실이다.공연이 열린 F1963은 본래 고려제강의 와이어 공장이었다. 1963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간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정략결혼과 가부장적 권력에 억눌린 여주인공이 사랑을 잃고 자아가 무너지는 모습과 광기를 그린다. 주인공 루치아와 에드가르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다.이번 공연은 국내 주요 오페라단에 견줄 만한 제작 역량을 보여줬다. 특히 야외 음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4채널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과 무대 추적 기술을 도입해 성악가의 숨소리까지 관객에게 생생히 전달됐다.윤상호 연출가는 루치아의 광기를 권력에 짓눌린 인간 내면과 시대의 억압 구조를 비추는 감정으로 풀어냈다. 콘크

2025.05.25
제강공장이 공연장으로…콘크리트 무대 위에 핀 '광란의 아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