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작품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출세작으로 유명한지 알기에 충분했다. 세계적 성악가들의 탁월한 가창과 매끈한 몸매의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 작품을 대표하는 음악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이 시작되기 직전, 영상을 통해 전개된 노예들의 고된 노동 장면은 수천년 전 바빌론에 끌려가 박해 받은 유대인이 느꼈을 고난의 정서를 생생히 전했다. 9일 개막하는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나부코>의 프레스콜이 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전막 시연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프레스콜은 공연의 B캐스팅(10일, 12일)이 무대에 올라 지휘자 이든이 이끈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의 반주로 두 시간에 걸쳐 선보였다. 이번 프로덕션은 오페라 연출가 장서문이 연출을 맡았다. 성서적 서사에 현대적 시각을 결합한 무대로 재해석됐다."등장인물들이 인간적 관계를 넘어 운명에 의해 변모하는 전개를 체스판 위 말의 움직임에 빗대어 시각적으로 구현했어요" 오페라 <나부코>의 연출을 맡은 오페라 연출가 장서문은 시연에 앞서 마이크를 들고 공연 콘셉트를 소개했다. 장 연출은 "비극적 운명으로 치닫는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될 무대를 '타로 카드 10번(운명의 수레바퀴)에서 착안해 제작했다"고 소개했다. 타이틀롤 나부코 역의 바리톤 최인식과 아비가일레 역 소프라노 최지은, 자카리아 역 베이스 임채준, 이스마엘레 역 테너 윤정수, 페네나 역 메조소프라노 임은경, 대제사장 역 베이스 한혜열, 안나 역 소프라노 신혜리가 출연해 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모든 장면을 선보였다.<나부코>는 이탈리아
현악 연주가의 조련자로 명성을 쌓아온 크리스토프 포펜이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경아르떼필 콘서트 지휘대에 섰다. 지휘자 포펜은 악단 음색의 밸런스를 섬세하게 조정하는 점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영화에 비유하면 플롯보다 미장센으로 기억을 남기는 감독에 가깝다.멘델스존 ‘핑갈의 동굴’ 서곡으로 콘서트의 막이 열렸다. 침착하고 정적인 음량으로 곡이 시작됐다. 역시나 포펜은 곡의 강약 대비를 적극 내세우는 대신 섬세하게 앙상블의 색상을 조율해 나갔다. 약간 채도가 낮은 듯하던 곡은 귀가 그 팔레트에 적응하자 섬세한 그러데이션을 펼쳤다. 무대 오른쪽에 배치된 저음현이 풍요하고 섬세한 울림 속에 호소력 있고 안정된 화성의 기초를 쌓았고, 그 바탕 위에 고음현의 선율과 내성부가 침착하고 안정된 선으로 음향의 화폭을 채워나갔다.이어 포펜의 애제자이자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이 무대에 올랐다. 연주곡은 중기 낭만주의적 선율성이 두드러지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 사제 관계인 지휘자와 솔리스트의 긴밀한 호흡은 기대대로였다. 포펜의 특징인 ‘서로 정밀하게 듣기’는 지휘자와 협연자의 관계에서도 동일했다. 김재영의 솔로는 매력적인 음색을 한껏 부각하면서도 관현악의 일부처럼 움직였다. 2악장의 명상적인 부분에서 현악부의 내성부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부분이 특히 귀를 붙들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1악장과 2악장에서 완만한 선율선과 긴 프레이징으로 사색적인 면을 강조한 반면 3악장에서는 템포를 당겨 곡이 주는 약동하는 느낌을 한층 틔워 올렸다.후반부 생상스 교향곡 3번의 서주부가 울리자마자
현악 연주가의 조련자로 명성을 쌓아온 크리스토프 포펜은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창설 첫해인 2020년부터 3년 동안 이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는 등 한국 청중과의 접촉면을 꾸준히 넓혀왔다. 그가 지난 2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경아르떼필하모닉 2월 정기공연 지휘대에 섰다.콘서트와 레코딩을 통해 접해온 지휘자 포펜은 악단 음색의 밸런스를 섬세하게 조정하는 점이 유독 인상적이었다. 영화에 비유하면 플롯보다 미장센으로 기억을 남기는 감독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날 마지막 곡으로 선택된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은 다소간 뜻밖이었다. 통상의 편성을 뛰어넘는 음향과 폭발적인 다이나믹스가 요구되는 곡이기 때문이다.멘델스존 ‘핑갈의 동굴(헤브리디스 군도)’ 서곡으로 콘서트의 막이 열렸다. 침착하고 정적이랄까, 간결한 음량으로 곡이 시작됐다. 역시나 포펜은 곡의 강약대비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않는 대신 섬세하게 앙상블의 색상을 조율해 나갔다. 약간 채도가 낮은 듯이 들려오던 곡은 귀가 그 팔레트에 적응하자 섬세한 그라데이션을 펼쳐가기 시작했다. 전통적 미국식 배치대로 무대 오른쪽에 배치된 저음현이 풍요하고 섬세한 울림 속에 호소력있고 안정된 화성의 기초를 쌓았고, 그 바탕 위에 고음현의 선율과 내성부가 침착하고 안정된 선으로 음향의 화폭을 채워나갔다.이어 포펜의 애제자이자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이 무대에 올랐다. 연주곡은 중기 낭만주의적 선율성이 두드러지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다.사제관계인 지휘자와 솔리스트의 긴밀한 호흡은 기대대로였